여든, 유쾌한 요양보호사의
마음을 다해 일하는 즐거움

삼구나래복지서비스 엄정자 요양보호사

PROFILE

삼구나래복지서비스
엄정자 요양보호사

  • 입사 2015년 2월
  • 신조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렸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온몸으로 증명하는 엄정자 요양보호사는 “젊을 때 사람들이 치마만 입었지, 장부라고 했다니까!”라며 특유의 유쾌한 에너지를 뿜어냈다. 돌봄 대상 어르신을 엄마라 부르며 온 마음으로 보살피는 엄정자 요양보호사는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따라 달라지는 것 아니겠냐’면서 일하는 즐거움을 전했다.

늘 어르신, 돌봄 대상의 상태에 눈높이를
맞추려고 합니다. 오랜 시간 사회생활을
한 만큼 상대를 파악하는 일이 어렵지는 않아요.
모든 일이 마음먹기에 달렸듯 내 친구,
내 가족이라 여기고 함께 생활합니다.
좋은 일이니 즐거운 마음으로 해야죠.

Q. 축하드립니다. 우수사원으로 선정되셨어요!
다른 회사라면 이렇게 나이 많은 구성원을 우수사원으로 추천하지 않을 텐데 삼구는 가능하네요. 우수사원으로 뽑아주셔서 감사하지만, 부끄러운 마음입니다. 요령 피우지 않고 성실히 일하는 모습을 좋게 봐주신 것 같습니다.
Q. 지금 어떤 일을 하시나요?
삼구나래 성북센터의 요양보호사로 돌봄, 도움이 필요한 분들의 집을 방문해 청소도 하고, 밥과 반찬도 만들며, 목욕도 시켜드리고 말동무도 해드려요. 삼구나래와 인연을 맺은 지 9년 정도 되었고 동작센터와 성북센터에 몸담았습니다. 2011년 무렵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땄고 지금까지 일하고 있는데요. 현재 치매로 일상이 무너진 어르신 댁을 3년째 방문하고 있습니다.
Q. 요양보호사로 일하며 언제 보람을 느끼세요?
돌보는 분의 상태가 호전될 때 마음이 참 좋습니다. 지금 담당하는 어르신도 처음 뵀을 때 곧 돌아가신다고 말할 정도로 건강이 악화된 상태로 안색도 회색빛이었습니다. 지금은 심리적으로 안정돼 안색도 좋아지고 살도 찌고, 예뻐지셨어요. 센터장님이 보시곤 깜짝 놀랄 정도였으니까요. 좋아하는 반찬을 꾸준히 밥상에 올리니 식사량이 늘어 건강이 눈에 띄게 좋아지셨죠.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일상을 지지하고 도울 수 있다는 사실이 뿌듯하고 행복합니다.
Q. 10여 년째 활동하고 계신데요. 기억에 남는 특별한 순간도 많으실 것 같습니다.
동작센터에 있을 때 3년 6개월 정도 돌본 할머니가 계세요. 할머니의 상황이 정말 안 좋아서 늘 그 집을 나오기 전에는 밥을 해놓고 왔어요. 어르신 댁에서도 음식을 만들었지만, 집에서 만든 반찬도 자주 가져갔습니다. 장승배기를 산책하며 사진을 찍어드리곤 했는데, 그때마다 좋아하셔서 하루는 큰아들의 고성능 카메라를 빌려 사진을 찍어드렸어요. 얼마나 좋아하시던지 그 모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날 찍은 사진이 영정사진으로 쓰여 더 마음이 아렸어요. 사고로 갑자기 돌아가셨는데, 그때 당시 정신 차리시라고 소리 지르고 정신없이 온몸을 주물렀지만 결국 돌아가셨어요. 가끔 어르신이 생각나요. 어르신 딸이 아직도 고맙다고 연락해요.
Q. 여든이세요. 힘들지 않으신가요? 어떤 마음으로 일하시는지요.
늘 어르신, 돌봄 대상의 상태에 눈높이를 맞추려고 합니다. 26살부터 회사원, 개인 사업 등 오랜 시간 사회생활을 한 만큼 상대를 파악하는 일이 어렵지는 않아요. 그런데 치매 어르신들은 의사소통이 어렵고, 때로는 저를 막 때리기도 해요. 그런 순간마다 ‘아, 하늘이 인내심을 기르라고 주는 순간이네’라며 스스로 마음을 다잡아요. (웃음) 왜 힘들지 않겠어요. 하지만 모든 일이 마음먹기에 달렸듯 내 친구, 내 가족이라 여기고 함께 생활합니다. 좋은 일이니 즐거운 마음으로 해야죠.
Q. 요양보호사로서 꼭 갖춰야 할 자질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현재 상황에 나를 맞출 수 있어야 합니다. 어떤 일이 닥쳤을 때 불평, 불만하기보다 먼저 상황을 받아들이고 어떻게 대처해나갈 것인지 고민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나이 들면 ‘내가 왕년에 잘 나갔는데 말이야. 이런 일을 해야 하나!’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특히 요양보호사라면 더욱더 아픈 어르신의 입장에 서서 고민하되, 자신이 생각하는 바와 접점을 찾고 돌봄 대상을 이끌어 갈 수 있어야 하고요. 때문에 요양보호사가 갖추면 좋을 자질을 꼽는다면 좋은 성격, 긍정적인 태도 그리고 포용력인 것 같습니다.
Q. 앞으로 이루고 싶으신 목표, 바람이 궁금합니다.
지금 담당하는 어르신을 잘 돌보는 것과 건강이 목표입니다. 그 옛날 잘 못 먹는 시대일 때도 부모님 덕분에 호강했어요. 어릴 적 부모님께서 몸에 좋은 걸 많이 먹이셨는데 그 덕분인지 보다시피 지금도 참 건강합니다. 감사한 일이죠. 밥도, 약도 잘 먹고, 잘 자야 하겠지요. 건강 노하우 하나를 이야기한다면 좋아하는 걸 찾으세요. 전 최근에 트로트 가수 마이진이 부른 노래 <옹이>에 푹 빠져 있답니다. 삼구가족 여러분 모두 건강하십시오. 건강하다면 원하는 일들을 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