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문화 읽기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세상은 시니어와 유튜브, SNS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정반대다.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을 적극 이용하는 것을 넘어, 나만의 콘텐츠를 제작하고 공유함으로써
가치와 수익을 창출하는 시니어 크리에이터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 각양각색의 시니어 세계를
널리 퍼트리는 데 앞장서고 있는 이들의 활약상을 함께 살펴보자.
출처.
장준영, 요즘 뜨는 시니어 크리에이터, A세대 특징은?, 디지털 인사이트, 2024.08.13.
세상이 시니어 크리에이터들에게 열광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MZ세대 크리에이터들에게서 발견할 수 없는
색다른 매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유튜브 시청자에서 다재다능 크리에이터로
2019년 5월 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분석 기업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 33,000여 명이 가장 많은 시간을 쓴 앱은 유튜브다. 흥미로운 점은 유튜브를 가장 많이 시청한 연령대가 20~40대가 아닌 50대 이상 사용자, 즉 시니어라는 사실이다. 유튜브가 대중적인 미디어로 자리
잡았음을 실감할 수 있는 결과인 동시에, 유튜브에 대한 시니어의 관심이 상상 이상으로 높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기존과 사뭇 달라진 시니어의 콘텐츠 소비 트렌드는 자연스럽게 시니어 크리에이터의 증가로 이어졌다. 초창기의 시니어 크리에이터들은 자신이 영상의 주인공으로 나서는 대신 기획, 촬영, 편집, 업로드 등은 자녀나 손자의 도움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117만여 명의 구독자를 거느린 시니어 크리에이터 박막례
씨가 대표적이다. 2017년 가족과 함께 호주로 여행을 떠난 그의 모습을 손녀가 촬영해 유튜브에 업로드했는데, 소소한 웃음을 주는 이 영상이 소위 ‘대박’을 터트리며 본격적으로 손녀와 함께 시니어 크리에이터의 길을 걷기 시작한 것이다.
시니어 크리에이터가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음이 입증되자, 미디어 제작사들은 각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시니어를 영입해 크리에이터로서의 새로운 출발을 지원했다. 1978년 밀라노에서 유학한 최초의 한국인으로서 명품 브랜드들을 한국에 안착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한 장명숙 씨는 한 제작사와 협업해 유튜브
채널 ‘밀라논나’를 개설했다. 시니어만이 가질 수 있는 연륜 넘치는 지식과 세련미는 패션에 관심 많은 MZ세대를 사로잡기에 충분했으며, 덕분에 90만 명이 넘는 구독자가 모여들었다.
시니어 크리에이터만의 차별화된 매력
시니어 크리에이터의 활동 영역은 유튜브에서 인스타그램 등의 SNS로도 확장되고 있다. 27년간 순댓국집을 운영하다가 딸의 권유로 2018년부터 시니어 모델 일에 나선 김칠두 씨는 남다른 자기 관리와 다방면에 걸친 활약을 바탕으로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를 45,000여 명으로 늘렸으며, 이를 통해 부가
광고 수익을 만들어 내고 있다. 아울러 인스타그램으로부터 유명 인플루언서의 상징인 ‘블루 체크’ 배지를 획득, 시니어 크리에이터의 저력을 보여줬다.
세상이 시니어 크리에이터들에게 열광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MZ세대 크리에이터들에게서 발견할 수 없는 색다른 매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시니어의 일상과 이야기 속에는 오랜 기간 쌓아 온 전문성, 삶의 지혜, 연륜이 녹아 있다. 이를 주제에 맞춰 잘 기획하고 적절한 촬영과 편집까지 더하면 영상 속
시니어 크리에이터의 이야기는 ‘꼰대의 잔소리’가 아닌 ‘인생 선배의 애정 어린 조언’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트렌드를 따라잡기 위한 시니어의 뜨거운 노력과 다소간의 미숙함, 그 안에서 발견할 수 있는 도전 정신과 귀여움도 시니어 크리에이터가 지닌 차별화된 경쟁력이다.
시니어 크리에이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전국 지자체와 공공기관에서는 각 특성에 맞춘 시니어 크리에이터 양성 교육과정을 운영 중이다. 시니어 크리에이터 입문 및 역량 강화를 위한 민간 교육과정도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토대 위에서 싹을 틔운 새내기 시니어 크리에이터들은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이들이 만들어 나갈 창조적 세계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