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전령
봄은
고향 들을 넘어 논밭을 지나
작은 발 아장거리며
조붓한 산등성 오솔길로 온다
겨울이 다 간 줄 알고
복수초 꽃은
하얀 잔설 틈을 비집고 피어난다
산다랭이 논 언덕배기에는
고운 깽깽이풀,
지칭개, 달래, 씀바귀, 냉이, 엉겅퀴
연초록 풀잎들이 숨을 틔운다
이맘때면
조용히 스며든 봄 향기가
코끝을 건드리며
앙증스럽게
내게 입 맞추려 할 때
그리움으로만 남은
순이가
하얀 작은 손에 봄 소식 들고
다른 손엔 버들강아지 꺾어 들고
내게 와 줄
봄을 기다려 본다.
구자관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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